[BOOK] 관계 파괴자(Relationship Saboteurs) ; 나는 왜 그에게 상처를 주기만 하는 걸까

2014. 2. 12. 23:52세상 둘러보기




"처음엔 너무나 매력적이던 그녀 이젠 저를 지치게 합니다."

상대방을 힘들게 할 의도는 없었지만 연애를 하면 할 수록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면 내가 관계 파괴자일 수도 있다. 


어느 날 문득 연애를 망친게 나라는 생각이 들 때,  늘 명쾌하지 않은 이유로 이별을 맞이했고 아직도 우리가 왜 헤어진 건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,  행복한 연애의 시작과 달리 결말은 늘 참혹할한큼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져있다면, 이 책 <관계 파괴자(Relationship Saboteurs)>에서 나를 되짚어 보는 것은 어떨까. 


이 책은 파괴자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렇다고해서 관계를 의도적으로 완전히 망가뜨리는 괴팍한 소수의 사람만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.  그저 자신도 모르게 관계에 균열을 내는 ‘대중적 파괴자’를 위한 책에 가까울 것이다. 그렇기 때문에 대중적 파괴자의 파괴적 행동은 연애를 시작하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 있어서 미처 잘 못된 것이라고 인지할 수조차 없는 사소한 무언가이며, 그 사소한 무언가가 나의 소중한 관계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. 늘 애정에 대한 확신이 없는 채로 애정을 갈구하는 것,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관계를 깊이있게 이끌지도 못하고 한편으로는 친밀함에 대한 욕구를 버리지도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것도, 또한 끊임없는 나의 희생으로 애정을 굳건히 하려고 하고, 상대에게 언젠가 인정받기를 원하는 태도 역시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유형이라 할 수 있다.  저자 랜디 건서가 말하는 관계 파괴자의 10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.  

불안 : 끊임없이 관계를 불안해 하는 사람

통제욕구 : 모든 것을 자기가 주도해야 하는 사람 

친밀함에 대한 두려움 : 너무 가까운 관계를 두려워하는 사람 

지고는 못 사는 성격 : 악착같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

비관적 태도 : 무슨 일이든 비관적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

자기 중심적 태도 : 항상 자기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사람

중독 : 원하는 것은 집요하게 얻어내는 사람

순교자 정신 : 무작정 희생하며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 

방어적 태도 :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상대방을 탓하는 사람

배신 : 약속과 믿음을 쉽게 저버리는 사람 

사실 관계 파괴자 10가지의 유형을 살펴보고 있자면 여기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. 그리고 이 10가지 유형 중 적어도 2-3가지는 내 얘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,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내가 훨씬 더 별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. 하지만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, 비슷한 문제로 얼마나 고민을 하면 이렇듯 행동유형이 정의내려질 수 있겠는가.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 서툴다는게 증명되기도 한 셈이니, 설사 10가지 항목에 내가 다 속한다고 해도 좌절은 금물일 것이다. 

저자 랜디 건서는 임상심리학자로 또 상담가로 40년이상 활동해온 베테랑답게 관계의 무너짐을 단지 짚어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  행동의 원인을 분석해보고, 또 행동을 수정해볼 수 있도록 단계별 과제를 제공하고 있다.  상태 바라보기-원인 찾아보기-내가 자극되는 상황 찾기-스스로 다짐연습해보기-칭찬받아보기와 같은 해결 과제들은 굉장히 구체적이면서도 심리적으로 꽤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.  차분히 상태를 바라보고 목표를 설정하고 보상을 주는 3단계의 기본 메카니즘이면서도,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고 현실감 넘치는 예제문을 보며 따라해볼 수 있는 해결 스텝을 제공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고 볼 수 있다. 

지난 날의 연애에 대한 원망과 자책으로 다음 연애를 망설여진다면, 혹은 내가 봐도 나의 이런 성격 고쳐보고 싶은데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랜디 건서가 안내하는 관계 파괴자 힐링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. 물론 떠나간 옛 연인의 ‘나빴던’ 행동을 떠올리며  ‘그래서 걔가 그랬구나’를 읊조려볼 수도 있고.